하루 지나면 날씨가 좋아질 줄 알았는데, 어제보다 더 날씨가 안 좋아졌습니다.
어제는 잘 보였던 스카이트리가 오늘은 일부 비구름에 가려진 모습.
주적주적 비까지 내립니다.
만족스럽지 못 한 조식으로 대충 끼니를 떼우고, 짐을 챙겨서 체크아웃을 진행했습니다.
숙소 옮기러 가는 길
여행 기간 숙소를 옮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2박 3일 여행에서는 호텔을 하루씩 바꿔가며 묵을 생각입니다.
다음 숙소의 위치는 신주쿠. 전에 묵은 적이 있는 프리미어 호텔 캐빈 신주쿠에서 묵을 예정입니다.
구글 지도를 보면서 길을 걷고 있는데, 길 건너편에 뭔가 재밌는게(?) 보입니다.
반다이의 사무실.
이 주변에 남코반다이, 반다이 관련 건물들이 여럿 보이던데, 그 중 하나였습니다.
전대물에 관심이 없어서 뭔진 모르겠는데, 저도 남자는 남자인가 봅니다...
뭔진 모르겠는데 이런 것에 호기심이...!
사람들이 하나 둘, 이 전대물 상품이 진열된 건물로 들어가던데, 이거,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것인지, 그냥 상점인 것인지...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고, 호텔 옮긴다고 28인치 대형 캐리어를 끌고 가는 중이라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한참 구경만 했습니다.
앞에는 저의 유년시절을 함께한 추억의 만화 캐릭터들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머리를 뜯어먹거나, 머리를 통째로 갈아 끼우는 장면이 어려서 왠지 충격적으로 다가와서 싫어했던 호빵맨, 이름만 알고 만화를 본 적은 없는 디지몬 어드벤처의 아구몬, 제 또래라면 절대 모를 수가 없는 드래곤볼의 주인공 손오공.
도쿄 여행을 떠나기 얼마전, 드래곤볼의 원작자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손오공 실물 크기 동상 앞에서 왠지 눈물이 났습니다.
닥터슬럼프, 드래곤볼...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이 외에도 어렸을 때 자주 보지는 않았지만, 커서 종종 찾아보고 있는 도라에몽, 학원에서 후레시맨, 바이오맨, 마스크맨과 함께 수업 잘 끝마쳤을 때 종종 비디오로 볼 수 있었던 울트라맨 동상이 있었고, 이름만 들어 본 가면라이더 동상도 볼 수 있었습니다.
파란 양복입은 쥐새끼는 뭔지 모르겠고... 시나모롤? 저 캐릭터는 회사 직원 중 하나가 캐릭터 상품 구매를 부탁해서 알고 있네요.
구글 지도에 보니 이 캐릭터 동상들이 있는 거리를 FAN FUN Street라고 부르네요.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실물 크기의 캐릭터 동상들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쿠보 공원 바로 옆이라서 말이 조금 있지만, 저는 가격 대비 시설이나 위치적으로 만족스러웠던 프리미어 호텔 캐빈 신주쿠.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짐을 맡겨놓고 다음 계획을 위하여 이동해봅니다.
가자! 오다이바로!
날씨가 안 좋을 때 뭘할까.... 고민하다가 전에 못 가봤던 오다이바를 들러 보기로 했습니다.
구글 지도가 오쿠보역을 안내하길래 초행길이라 조금 헤메다가 오쿠보역에 도착.
열차에 탑승했는데 신주쿠역에서 환승을 해야 하네요?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이라도 길이 익숙한 신주쿠역을 처음부터 걸어갈 것을....
어찌저찌 오다이바에 도착했습니다.
역에서 내려서 길을 따라 걷다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 건물은 다이바시티.
건물 앞 광장에 도라에몽 동상과 차원의 문 포토존이 있었는데, 비가 와서 패스하고 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뭐? 똥 박물관??
유튜브에서 재밌게 본 박물관이 있는데, 그걸 보러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름은 응코 뮤지엄. 우리말로는 똥 박물관.
10:00~20:00까지 운영되며, 19시에 입장 마감을 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2,000엔/중학생 1,500엔/소인 1,100엔입니다.
입장료+악세서리 패키지 요금도 있는데 저는 그냥 입장료만 지불했습니다.
입장권을 구입하고, 바로 옆에 있는 입구로 이동하면, 잠시 대기하고 있다가 입장을 하게 됩니다.
바로 바로 입장하지 않고 대기하게 되는 이유는 잠시 후 알게 됩니다.
입구에 응코 뮤지엄의 인사말이 적혀 있는데, 번역기를 돌려보니 별 말은 없네요. 대충 똥이 예쁘다는게 무슨 말인지, 응코 뮤지엄에서 알게 될 것이다, 똥을 보고, 만지고, 찍고, 놀고 재밌는 시간을 보내라는 이야기.
내부에 들어서면 잠시 프리쇼가 진행됩니다.
응코 뮤지엄 관련 영상을 하나 짧게 지켜보고, 위 사진과 같이 알록달록 예쁜 색상의 변기가 쫘아악~ 놓여진 곳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원하는 변기에 앉아서 '응코'를 외치면 랜덤으로 똥 모양 장난감이 나옵니다.
저는 분홍색 똥을 얻었습니다.
이 똥에 막대기를 끼워서 마술봉처럼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세계 각 국의 언어로 '똥'을 표현했습니다.
한국어 '똥'도 보이네요.
알록달록 색이 자유롭게 변하는 대형 똥 그리고 볼풀장도 있습니다.
일정 시간마다 음악과 함께 공을 떨어뜨리는 쇼도 진행되는데, 그렇게 대단한 쇼는 아니었습니다.
곳곳에 똥을 주제로한 MZ감성 자극하는 응스타제닉 에어리어라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위 사진 속 공간은 カラフルうんこ, 우리말로 색똥이라는 곳 입니다.
입구에 적힌 공간 설명을 확인해봤는데 [세계는 다양성으로 가득 차 있다. 똥도 갈색만 있는게 아니다. 알록달록한 똥이 세상의 진리다.]..... 뭔 소리야 이게?
똥 막대를 꽃아보라고 해서 꽃았더니 벽면의 똥에 불빛이 들어오는 쇼를 짧게 보여줍니다.
여자들이 좋아할 법한 핑크핑크한 똥으로 가득한 응스타제닉 에어리어.
안타깝게도 이 곳에 대한 설명을 찍어 놓은 사진이 없네요.
愛のうんこルーム, 우리말로 사랑의 똥방이라는 이름의 응스타제닉 에어리어.
커플 변기에 앉아서 사진찍는 곳인거 같은데....안타깝게 함께 응가를 나눌 여자가 없어ㅠㅠ
フライングうんこ, 날으는 똥이라는 공간입니다.
음.... 여긴 정말 똥에 진심인 것 같네요.
うんコンビニ, 똥 편의점이라는 이름의 응스타제닉 에어리어입니다.
마트, 편의점 컨셉의 포토존인데 이 곳에 대한 설명은 [똥 편의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박물관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 등 편리한 상품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설명만 보면 물건 구입이 가능한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이 구역 내 모든 물품은 전시용이니 눈으로만 봐야 합니다.
여기는 응터렉티브 에어리어라는 구역으로 [Hop! Step! Jumpoo!]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똥을 밟는 건 재밌어. 지정된 색의 도망치는 똥들을 쫓아 발로 밟아 보자.]
방문 당시에는 이 설명을 읽어보지 않고, 그냥 들어섰다가 뭘 하라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바로 빠져나왔는데, 바닥에 보이는 똥들을 밟는 공간이었나 봅니다.
[Hop! Step! Jumpoo!] 외에도 응터렉티브 에어리어에는 똥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공간들이 있었습니다.
무료로 다양한 미니게임들을 즐길 수 있는 쿠소게임존도 있고, 소리를 질러서 누가 누가 더 큰 똥을 소환하는지 기록 경쟁을 할 수 있는 うんこシャウト(똥 샤우트)도 있습니다.
똥 샤우트와 쿠소 게임존의 이 똥 잡는 게임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여기서만 한 20분 이상 시간을 보냈던 것 같네요.
여기는 응테리전스 에어리어입니다.
유명인이 똥을 소재로 만든 작품을 감상하거나, 방문객들이 그린 똥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태초에 똥이 있었고, 똥룡도 있었다... 뭐 이런건가?
똥 가챠도 가능!
변기모양 낙서 공간에 똥을 그려놓고 갈 수 있습니다.
엑스(구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 똥 스티커를 준다고 합니다.
똥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
나갈 때는 변기를 통해서 빠져나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똥을 더 구경하다보면...
전시 관람 끝!
출구에 있는 작은 봉투에 기념품으로 제공받은 똥 모형을 담아갈 수 있습니다.
출구는 기념품점과 연결되어 있는데, 다양한 똥 모양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휴지, 비누, 스티커, 지우개, 캔디, 비스켓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가득!
인스타그램 팔로우하고 똥 스티커를 받는 것으로 구경을 끝마쳤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입장료가 너무 과한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 여기서 2시간 가까이 정말 재밌고 알차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인스타 사진찍는 재미로 방문하기 좋은 곳이네요.